🪷 불교 야화제 18야
호미를 빼앗긴 날의 끼니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밭일을 하던 백장 선사는 제자들이 호미를 숨기자 그날 하루 식사를 거부했습니다. '하루 일하지 않았으니 먹지 않는다'는 스승의 태도를 통해 노동과 삶의 정직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일화를 담았습니다.
백장 선사는 여든이 넘은 나이였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제자들과 밭으로 나갔습니다.
젊은 이들과 똑같이 호미를 들었습니다.
땀을 흘리며 땅을 일구었습니다.
제자들은 늙은 스승이 늘 안쓰러웠습니다.
"이제 밭일은 저희에게 맡기십시오."
제자들이 여러 번 말렸습니다.
하지만 선사는 그저 웃어 보였습니다.
어느 날 제자들이 도구를 숨겼습니다.
선사의 호미와 쟁기를 몰래 치운 것입니다.
도구가 없으면 쉬실 거라 믿었습니다.
선사는 도구를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끝내 호미를 찾지 못했습니다.
선사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공양 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점심도 거르고 저녁도 굶었습니다.
제자들이 걱정되어 방으로 찾아왔습니다.
"스승님, 왜 음식을 드시지 않습니까?"
선사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습니다.
"하루 일하지 않았으니 먹지 않는다."
제자들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스승에게 노동은 짐이 아니었습니다.
삶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길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숨겨 둔 호미를 돌려드렸습니다.
다음 날 선사는 다시 밭으로 나갔습니다.
호미를 쥐고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첫 숟가락을 들었습니다.
선사의 땀방울이 다시 땅을 적셨습니다.
되새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오늘 나의 손과 발이 도망치지 않고 제자리를 지켰는지 묻습니다. 땀 흘린 만큼만 살아내겠다는 그 정직함이 오늘 밤 우리의 마음을 깊이 찌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