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 야화제 10야
저울 위에 올라선 살점
매에게 쫓기는 비둘기를 살리기 위해 저울 위에 자신의 살점을 베어 올린 시비 왕의 일화를 통해, 모든 생명을 향한 지극한 자비와 희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불교 야화입니다.
새 한 마리가 왕의 품으로 떨어졌습니다. 매에게 쫓기던 작은 비둘기였습니다. 몸을 떨며 왕의 옷 속에 엎드렸습니다. 뒤따라 날아온 매가 차갑게 말했습니다. "그 비둘기는 내 먹이요. 빼앗지 마시오."
시비 왕이 나직하게 대답했습니다. "나를 찾아온 목숨이다. 해칠 수 없다." 매가 다시 바짝 다가서며 물었습니다. "굶주린 나 또한 살아야 할 목숨이오. 나의 허기는 어찌 채울 셈이오."
왕은 깊은 생각에 잠겨 들었습니다. 두 목숨 중 하나도 버릴 수 없었습니다. "신하야, 어서 저울을 가져오너라. 비둘기 무게만큼 내 살을 베어 주마."
저울 한쪽에 비둘기를 얹었습니다. 왕은 칼로 자신의 넙다리를 베어냈습니다. 붉은 피가 바닥으로 흘러내렸습니다. 살점을 올렸으나 저울은 꿈쩍도 않았습니다.
왕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반대쪽 넙다리와 팔의 살도 잘랐습니다. 피투성이 살점이 저울에 쌓였습니다. 그러나 비둘기 쪽이 여전히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결국 피 흘리던 왕은 저울 위에 올라섰습니다. 자신의 몸 전체를 올리고서야 저울은 평형을 이루었습니다. 지극한 자비에 온 땅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되새김. 남을 위해 살을 베어낼 용기는 우리에게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내 손에 쥔 작은 이익을 내려놓아 남을 살릴 수는 있습니다. 오늘 밤, 나는 타인을 위해 무엇을 나누었는지 조용히 물어봅니다.